성남시립국악단 <새봄 음악회-다시 봄날>, 음악적 스펙트럼 확장에 신선한 재미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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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3-14 08:33본문
성남시립국악단(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진)이 제72회 정기연주회 <새봄 음악회- 다시 봄날>을 3월 13일(목) 오후 7시 반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공연은 국악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시도가 엿보이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재미와 감동을 갖게 했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그리다
첫 번째 무대는 퓨전 국악 작곡가로 잘 알려진 강상구 작곡의 ‘달 항아리’로, 이 곡은 작곡자가 조선시대 백자인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작품이다.
성남시립국악단의 명징한 타악의 리듬으로 시작해 소금, 더블 베이스(콘트라바스), 해금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면서 강인한 어머니, 강인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힘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작곡가 강상구는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이순신’, 빛골 아리랑‘, ’왕의 남자‘ 등의 곡을 썼으며 해금, 피아노, 구음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가야금 선율로 떠나는 튀르키예의 감동여행
이어 펼쳐진 무대는 25현 가야금 협주곡 ’아나톨리아, 고원에 부는 바람‘으로, 이 곡은 젊은 작곡가 황호준의 작품으로 아랍, 터키, 스페인 집시 음악에서 볼 수 있는 아라빅 스케일(Arab Scale)이 차용된 곡이다.
시김새(꾸밈음과 같은 장식음적 요소)표현과 8분의 12박자의 자진모리, 8분의 6박자의 굿거리 장단이 현대적인 리듬 패턴에 얹어지면서 25현 가야금의 특징이 잘 드러내도록 작곡된 곡이다. 성남시립국악단 가야금 박수정 단원의 연주에서 피아노의 현란함, 아라비안의 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황병기의 침향무를 떠올리게 해 주었다.
그리움이 흐르는 선율, 삶을 노래하다
‘상주 모심기 주제에 의한 ’삶의 노래‘는 “상주 함창 공갈 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주마. 우리 부모 섬겨다오. 이배미 저배미 다 심어 놓고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주마. 우리 부모님 모셔 다오.” 라는 가사의 노동요 ’상주 모심기 소리‘를 재탄생시킨 곡이다.
전형적인 경상도 민요 토리인 메나리토리(주요음은 미,라,도이며 라,미로 마무리) 선율로 중모리 장단의 노동요를 작곡가 이정호가 희망적인 삶의 노래로 만들어 슬픔과 고뇌를 우아하고 숭고함으로 승화시켰으며 강렬한 크레센도로 맺어지며 깊은 여운을 갖게 했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소리의 울림
대금 협주곡 ’호접몽(胡蝶夢)‘은 이영섭 작곡으로 무위자연(無爲自然: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은 본디 그대로의 자연, 자연에 맡겨 덧없는 행동은 하지 않음), 물아(物我: 사물과 나)의 구별을 할 수 없다는 고대 중국 철학가 장자(壯者)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곡이다.
해금의 반복적인 리듬을 베이스로, 대금 임재원의 연주가 기품있고 장중한 울림을 선사했다. 대금의 카덴자 부분은 대금만의 뻗었다가 끊는 연주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했으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국악 아카펠라 그룹 ‘토리스’와 함께하는 전통과 현대의 하모니
이어 등장한 JTBC 풍류대장 출신인 아카펠라 그룹 ’토리스(Toris)'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경기민요 창부타령은 영국의 뉴웨이브 밴드 '폴리스'의 싱글이자 대표곡인 ‘Every breath you take’와 어우러졌으며, 판소리 흥부가 중 시르렁시르렁 박타는 대목은 비트 박스로 시작해서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Uptown Funk’와 조화를 이루며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였다.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는 관객들과 주거니 받거니, 메기고 받는 소리로 이루어지면서 공연장을 활기가득하게 만들었다. 편곡자는 임교민과 이수정이다.
민족의 노래, 희망의 선율
공연의 마지막 순서는 김백찬 작곡의 ‘아리랑’으로 지하철 환승곡인 ‘얼씨구야’의 작곡가답게 발랄하고 경쾌하게 편곡되어 흥겨운 감흥을 관객들에게 한껏 불어 넣어주었다.
한편 이날 사회는 아나운서 박혜은이 맡았다.
국악의 저변화에 앞장서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성남시립국악단은 5월에 기획 연주회 ‘달빛 콘서트’, 6월에 ‘천원의 행복릴레이’, 7월에 국악 어린이 뮤지컬 ‘홍길동 전’, 9월에 기획연주회 ‘조선팝 에볼루션 Ⅱ’, 12월에 기획연주회 ‘새로운 미래’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