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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정금란 무용제, 명인명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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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8-11-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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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동 (靜中動), 동중정 (動中靜)의 미학

정금란 무용제에서 한 마리의 학()을 보다.

 

성남지역 무용예술의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다 타계한 정금란 선생을 추모하는 제17회 정금란 무용제 명인명무(明人明舞展)이 한국무용협회 성남시지부 (지부장 홍은주)의 주관으로 1116() 오후 7시 반에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프로그램의 서막은 <산성풀이:1985>로 평소 성남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많은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던 정금란 선생이 살아생전인 1985913일에 그가 성남무용협회 창립공연에서 우리 역사에 있어 치욕적인 병자호란을 겪으며 추위와 굶주림을 겪었던 남한산성에 얽힌 민초들의 애환과 삶을 담은 살풀이 춤으로 창작된 것이다. 애초에는 홀춤으로 올려졌던 작품이나 정금란춤전승보존회의 김미영, 이춘희, 주정연, 김은미, 정은선, 정은파, 정은미, 권효선 등이 원작을 군무화하며 극적 요소를 최대화했으며 이 작품은 정금란 선생에 대한 인연과 그리움, 서글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관객들로 하여금 고요한 울림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이어 등장한 정은파, 홍라희, 강은비는 <이매방류 입춤>을 선보였다. 입춤은 우리 전통춤의 기본춤사위를 바탕으로 하여 장단별로 춤꾼의 내제적인 흥에 맞추어 추는 춤이다. 특히, 우봉 이매방 선생의 입춤은 기방예술의 정통계보를 잇는 춤으로 세련미와 애잔하고 요염한 여성적 교태미가 부각된 이매방류 특유의 미학과 맥의 춤이라고 할 수 있다. 진양, 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로 몰아치는 가락에 정금란 선생을 접신하는듯한 기흥(氣興)의 춤사위가 훨훨 펼쳐졌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인 김연신이 선보인 <강선영류 태평무>는 경기도 도당굿의 무속 장단을 사용하여 무대춤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의젓하면서도 경쾌하고 가벼웁고 절도있게 몰아치는 발디딤새가 신명나게 하고 기량을 한껏 과시하며 정중동 (靜中動)의 미적형식을 가진 완벽한 츰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김연신은 잘 표현해주었다. 단아하고 고상한 춤사위로 시작하여 치맛단을 손끝으로 스르렁 시리렁 잡아 올리며 버선코를 보여주는 모습은 마치 국모(國母)가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한바탕 살풀이를 하는 모습이 연상되어지며 결코 격정적인 춤사위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격정적인 감동을 주는 명작이었다.

 

<배정혜류 우물가에서>는 해학적이며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통영개타령에 맞추어 익살스러운 춤사위가 펼쳐졌다. 바람은 살랑~살랑, 치맛자락은 하늘~하늘... 바람의 속삭임에 우물가에 물을 뜨러 나온 처녀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물동이로 사실해학적으로 풀어 본 작품이다. 물동이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도는 춤사위에 관객들 역시 박수로 호응하며 작품을 한껏 즐겼다. 작품은 서울시 무용단 수석무용수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전진희가 맛깔스러운 춤으로 완성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풍류장고(風流杖鼓)>는 배정혜의 안무, 김수현, 김정민, 곽시내의 춤으로 올려졌으며 흥겨운 우리 장고 가락이 춤사위와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열채가 장고 가죽에 착착 붙어지며 교태롭고 멋스러운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흥을 느끼며 함께 호흡하게 되는 이 작품은 1958년 제2회 배숙자무용발표회에 황진이 작품 중에 한 꼭지로 소개되었고 이후 <풍류장고춤>201712월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에서 <명작무제 13>로 지정받아 그 춤의 고유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경기민요 태평가와 경복궁타령에 맞추어 살랑살랑 추는 사위에 관객들은 시선을 빼앗긴 모습이었다.

 

이어진 무대는 <배명균류 산조>로 황희연의 출연으로 김영재 명인의 해금 산조가락에 맞추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듯 풍류와 멋을 한껏 선보였다. 간드러지는 산조가락은 진양조로 시작해 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로 전환되는데 산조가락이라는 발판(?)을 조심스러이 걷는 양, 황희연의 춤사위가 절도와 유연을 넘나들며 무대를 휘어잡았다. 해금 산조의 지존인 지영희 선생과 가야금의 지존인 성금련 선생 부부가 황희연의 춤사위에 부활한 듯한 느낌이 퍼뜩 들게 하는 작품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날 공연의 백미라 꼽을 수 있는 작품은 단연 국수호 선생의 <남무(男舞)>였다. 우리 국악 역사에 있어 한 획을 그은 사람이 가야금의 명인인 황병기 선생이라고 한다면 우리 춤의 역사에 있어 한 획을 긋고 있는 사람이 바로 국수호 선생이기에 그의 작품은 한 동작 한 동작이 눈을 뗄 수 없었고 선생은 칠순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그 표현력과 완성도가 빼어났다. 남무는 1060년초 전주 권번의 춤 사범 정형인 선생에게 사사한 남자춤의 근간을 이루는 작품으로 무인(舞人)의 격이 느껴지게 구성되어 있으며 국수호의 독특한 춤사위와 인생을 관조하는 춤 연기가 혼재하는 작품으로 남도의 계면가락을 밑거름으로 춤이 완성되었다. 춤을 통한 삶의 여정이 짙게 표현되는 작품인데 그의 춤사위에서 학이 보이고 그의 춤사위에서 승무가 보이고 그의 춤사위에서 살풀이가 보였다. 한국 춤의 거목인 그에게서 온갖 춤의 흔적이 발자취가 느껴지며 숙연해지기까지 하며 대미가 장식되었다.

 

그동안 정금란 무용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지만 올해 제17회는 여느 해보다 구성이나 내용면에 있어 매우 짜임새있고 간결하지만 강렬한 감동을 주는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편 이날 유인상 장구, 김성근 아쟁, 김선호 대금, 고령우 피리, 조문주 구음 등의 악사단이 출연해 공연을 더욱 풍성하고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성남무용협회에서는 성남 춤예술에 꽃을 피운 정금란 선생님의 업적과 정성을 기리는 무용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생을 마감하실때까지 정금란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존경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날, 춤예술 발전에 버팀목이 되어주신 정금란 선생님의 깊고 진한 향기를 우리 춤으로 여러분께 선사하고자 합니다. 이번 정금란 무용제에서는 1985년에 초연된 산성풀이를 정금란춤보존회 (회장 김미영)에서 복원하고 오늘 무대에서 재연하여 스승의 넋을 기리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한국춤의 명인명무이신 국수호 선생님의 남무’, 황희연 선생님의 산조춤을 비롯하여 김수현 선생님의 풍류장고’, 김연신 선생님의 태평무’, 전진희 선생님의 물동이춤’, 정은파 선생의 입춤을 마련했습니다. 멋과 흥이 담겨있는 다양한 우리 춤을 통해 성남 시민 모두에게 삶의 위안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고 성남시무용협회 홍은주 지부장은 공연을 준비하는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정금란 선생이 살아오신 길]

 

정금란 선생은 한국무용가 한영숙 선생에게 살풀이춤과 승무를 김진걸 선생에게 산조춤을 사사했다. 또한 무용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정정렬 류, 김여란 계보) 이수자였다.

 

정 선생은 성남문화원과 성남예총의 설립 발기인 및 이사,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 성남시지부 초대, 2, 3대 지부장과 한국무용협회 경기도지회장 경기도립무용단 창단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성남시 문화예술 발전의 초석을 다졌고 성남무용제, 경기무용제, 무용경연대회 등 수많은 예술행사를 주관했고 제1회 전국무용제에서는 학의 노래를 안무하여 우수상 수상, 성남예술대상, 경기예술대상, 경기도 여성상을 수상하며 성남시와 경기도의 무용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정 선생은 199453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타계하기까지 즉흥무, 선열, 추모의 정, 산성풀이, 환희, 고목, 학의 노래, 구원, , 여명, 예맥, 잉여인간, 무릉도원, 무녀도, 빛과 소리, 풍속도 등 예술성을 인정받은 다수의 작품을 남겼고 1994628일 지병으로 타계하여 성남예술인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현재 성남 하늘누리 추모원에서 영명하고 계신다.

 

님은 춤판을 비상하는 고고한 한 마리의 학이었습니다






















 

 

글쓴이: 김형미 (뉴스채널S 대표, 보네르플룻오케스트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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