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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선물(Gift-giving) 외교’의 정치학을 조명한 『Korea Journal』 특집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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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4-07-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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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시대부터 개항기까지 한∙중∙일 및 서구 열강 사이에서 이뤄진 ‘선물 외교’의 역사적·문화적 의미 조명

 ◆ 고려 충선왕은 이제현 초상화를, 조선 인조는 동종을, 개항기 전후에는 고려청자를 외교 선물로...

 ◆ 외교 선물의 관행과 선물 행위에 내재된 권력 역학을 연구한 통찰력 넘치는 논문들로 구성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임치균)은 “전통 한국 사회에서 외교 선물의 정치학(The Politics of Gift-Giving and Diplomatic Gifts in Traditional Korea)”을  주제로, 선물 외교의 정치·사회·문화적 의미를 탐구한 『Korea Journal』 여름호를 발간했다.


역사적으로 ‘선물 외교’는 다양한 의미와 기능을 지니며 국가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국가 간 선물은 평화와 우호의 상징으로 작용해 적대 관계 해소와 동맹을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한 문화 교류를 활성화해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역할도 했다. 특히 예술품이나 전통 공예품은 국가 간 문화 교류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했다. 


‘선물 외교’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외교 선물은 무역 관계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선물은 권력과 위신을 과시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됐다. 선물의 크기나 가치는 보내는 국가의 권위와 영향력을 나타냈으며, 국가 간 역학 관계에서 우위를 보여주는 중요한 외교적 도구로도 작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역사적 계기마다 외교 선물이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어왔다. 이번 『Korea Journal』 여름호에서는 ‘선물 외교’가 국제 정치와 외교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을 시대별로 분석해 정치-문화-외교 간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려 충선왕이 직접 주문 제작한, 성리학자 ‘이제현(李齊賢) 초상화’

지민경 홍익대 교수는 「고려 충선왕이 선물한 이제현 초상화에 대한 재조명(Another Look at the Portrait of Yi Je-hyeon, a Gift of King Chungseon)」에서 중국 화가 진감여(陳鑑如)가 제작하고 중국 문인들에 의해 널리 감상됐던 고려의 성리학자 이제현(1288~1367)의 초상에 주목했다. <이제현 초상>이 단순한 회화 작품을 넘어 고려의 정치 및 외교를 위한 선물로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고찰했다. 특히 고려 충선왕(1275~1325)이 원 황실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중국 강남 출신의 유력 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 할때 선물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분석했다.


조선 중기 인조(仁祖)가 일본 도쿠가와 쇼군에게 보낸 외교 선물, ‘동종(銅鐘)’

이정은 한국외대 교수가 쓴 「일본 닛코 도쇼구에 전시된 이국의 선물: 도쿠가와 쇼군을 위한 조선 왕의 선물(Displaying Global Gifts at Nikkō Tōshōgū: The Joseon King’s Gift for the Tokugawa Shogun)」은 조선의 선물이 일본 국내 정치에 어떻게 활용됐는지 잘 보여준다. 신사 도쇼구(東照宮)는 일본 도치기현 닛코에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리는 묘당으로, 앞마당에는 당시 네덜란드와 조선에서 보낸 이국적 선물이 전시되어 있다. 저자는 이것에 주목해 조선 인조(조선 제16대 왕)가 보낸 동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복합적인 맥락에서 고찰했다. 조선과 일본 양국이 각자의 필요와 이익을 모색하며 지속적인 논의와 협상을 통해 선물을 정하고 교환하는 과정을 분석해 선물 이면에 담긴 치열한 이해관계를 살펴봤다.


개항기 전후 서구 열강을 대상으로 한 최고의 외교 선물, ‘고려청자’

장남원 이화여대 교수는 개항기 전후 외교 선물로 주로 활용된 고려청자의 정치적 의미에 주목했다. 「조선 후기와 근대 시기의 외교 선물로서의 고려청자(Goryeo Celadon as a Diplomatic Gift in the Late Joseon and Modern Periods)」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자들이 19세기 개항기 전후 외국인들의 수집 대상일 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서구 열강과의 관계 속에서 ‘외교 선물’로 이용된 일련의 과정과 의미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고려와 고려청자를 타자적 관점에서 인식하게 된 우리의 인식 변화와, 민족지학적 관점에서 고려청자를 우리나라의 유산으로 인식하게 된 외국의 시각을 비교 분석했다.


이번 여름호에서 다룬 ‘선물 외교’는 역사, 미술사, 정치 분야 간 학제 연구로서, 14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600년간 우리의 외교관계에서 선물이 활용된 구체적인 사례들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특집은 ‘선물 외교’의 다변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결과로 향후 국제적 맥락에서 더 심도 있는 후속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orea Journal』은 1961년 9월 창간된 한국학 분야 국내 최초의 영문 학술지로, 인문학 분야 최고 권위의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에 등재되어 있다. 이번 호의 전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www.aks.ac.kr)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다. 

 

1. Korea Journal 표지.png

 

2-1. 이제현 초상(국립중앙박물관).jpg

 

2-2. 조선 인조가 보낸 동종(출처_저자).jpg

 

2-3. 고려시대 청자(출처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jpg

 

2-4. 조선 통신사 행렬 장면(일본 닛코 도쇼구 박물관 소장).png

 

2-5. 고려청자 향로와 종이 공예 상자(러시아 박물관).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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