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민⸱형사 소송 실무지침서 《결송유취보(決訟類聚補)》 국내 최초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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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4-01-31 10:50본문
《결송유취보》에는 《결송유취》(1649), 《대명률》(1397), 《수교집록》(1698) 등의 법률서가 대폭 인용됐다. 특히 《대명률》의 형사소송 관련 내용이 대폭 포함되어 《결송유취보》는 조선 후기 유일한 민⸱형사 소송지침서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됐다.
□ 조선 후기 민·형사재판 실무지침서 《결송유취보(決訟類聚補)》 국내 최초 완역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는 《경국대전(經國大典)》 이래 확립된 소송 법규를 종합·정리한 민·형사 소송법서 《결송유취보》를 최초로 완역하고, 그 내용과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해제와 해설을 수록한 신간 『결송유취보(決訟類聚補) 역주』(전경목·김경숙 외 역)를 펴냈다. 이 책은 전경목(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김경숙(서울대 교수) 등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 동안 번역 및 교감, 해제 집필을 진행하고 수정과 첨삭을 거듭한 끝에 펴낸 역주서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 법률과 재판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 자료로, 당시 사회적 영역에 법이 어떻게 작용하고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줌으로써 당시 사회상을 잘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결송유취보》 최초 완역이 이제야 이루어진 점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 조선 법치주의 실현의 첫 단계, 법전의 편찬
조선은 역대 어느 왕조보다 법전 편찬에 힘썼다. 통일법전 제정과 지속적인 편찬을 통한 법치주의 통치는 조선시대의 법제사적 특징이다. 조선시대 기본 법전은 크게 다섯 가지를 꼽는다. 첫째, 조선 최초의 공적인 법전이자 조선 창업군주의 법치주의 이념을 담은 《경제육전(經濟六典)》(1397, 태조 6), 둘째, 조선 법률 체계의 기본 뼈대가 되었던 《경국대전》(1485, 성종 16), 셋째, 《경국대전》 편찬 이후 약 250년 동안 등장한 새로운 법전 조항을 수록한 《속대전(續大典)》(1746, 영조 22), 넷째, 《경국대전》, 《속대전》 및 이후 등장한 법령까지 하나로 합한 《대전통편(大典通編)》(1785, 정조 9), 다섯째, 《대전통편》 이후 등장한 수교(受敎: 관서에서 받은 왕의 명령)와 조례(條例: 왕의 명령과 관사의 관례를 모아서 정리한 규정) 등을 덧붙여 정리한 조선 마지막 법전 《대전회통(大典會通)》(1865, 고종 2)이다.
□ 재판에 대비한 소송법서, 목민학의 효시
조선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기본 법전뿐 아니라 실제 법 집행과 관련한 다양한 법제서가 편찬되었는데, 그중 고을 수령이 재판에서 활용한 ‘소송법서’가 있다. 조선시대 판결은 일차적으로 고을 수령이 담당했는데, 재판은 수령으로서 자질을 드러내는 바로미터이다. 적법한 판결을 위해서는 수령이 기본 법전을 비롯한 방대한 법령을 일일이 확인하여 해당 사건에 부합하는 조문을 찾아야 하는데, 여러 법전에 산재한 법률 지식을 완벽하게 섭렵하기란 쉽지 않았다. 비록 과거시험 과목에 《경국대전》 등이 있었지만, 내용이 소략했고 암기식 공부만으로는 실무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국대전》, 《대전속록》, 《대명률(大明律)》 등 여러 법전에서 사송(詞訟: 민사 재판)에 필요한 조문을 뽑은 민사 소송법서 《사송유취(詞訟類聚)》(1585)의 등장으로 수령이 송사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지식을 갖추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이는 18~19세기 지방관이 지방을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지 연구한 학문 체계인 목민학(牧民學)의 효시로 꼽힌다.
□ 조선시대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을 아우른 유일한 소송법서
《사송유취》가 나온 후 《결송유취(決訟類聚)》(1649)가 편찬되었지만 그 내용은 거의 동일했다. 다시 약 60년이 흐른 1707년(숙종 33) 의령현감 이지석(李志奭)은 《결송유취》를 증보한 《결송유취보》를 편찬했다. 《결송유취》를 증보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결송유취보》는 독자적인 책이었다. 먼저, 내용 면에서 《결송유취보》는 42조목 516조문으로, 《결송유취》(24조 250조문)에 비해 2배 이상 방대하다. 또 성격 면에서 《결송유취보》는 조선시대의 유일한 민·형사 소송법서로, 《결송유취》의 민사 재판 내용에 옥송(獄訟: 형사 재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결송유취보》가 전체 조문 가운데 3분의 1만 《결송유취》에서 가져오고, 나머지 3분의 2는 조선시대 현행법·보통법으로 적용되었던 《대명률》과 개별 법령을 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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