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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주자학의 오랜 논쟁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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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12-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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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신간 『악은 선으로부터 시작된다』 (김철호 저) 발간
 ◆ 주자학 관점에서 선과 악을 고찰, 오늘날에도 통용될 수 있는 선악의 보편적 해석
 ◆ 악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악을 알아차리고 선을 깨닫는 과정의 지속 필요 강조

21세기 언제부터인가 악마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매체에 등장하고 있다.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가 현대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가장 유명한 사례 혹은 시작점은 2002년 부시(George W. Bush)가 특정 국가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일이었다. 그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난 2020년 11월, 대통령 당선 연설에서 바이든은 “미국의 암울한 악마화(demonization)의 시간을 여기에서 끝내자”라고 역설했다. -297쪽-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는 인류의 가장 보편적 가치 개념인 선과 악을 주자학* 관점에서 고찰한 신간 『악은 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자학에서 본 선악의 실체성』(김철호 저)을 펴냈다. 
 * 주자학 : 송나라 주희(주자)가 이룩한 유학으로 우주와 인간의 근본 문제를 탐구하는 철학적인 면을 강조하는 학문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이자 성리학의 도덕추론과 선악론을 연구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은 본래 선한가, 악은 왜 선보다 강한가, 악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와 같은 실존적 질문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선악 문제에 주자학이 제시할 수 있는 해법과 유효성에 대한 논증을 펼친다.

이 책은 동서고금에 걸쳐 가장 일반적인 가치 개념으로 쓰여 왔던 선과 악을 되돌아보고 있다. 이를 위해 공자부터 맹자, 순자, 한당유학, 북송유학을 거쳐 주희에 이르는 선악 개념의 변화와 특징을 탐구했다. 특히 중국 남송(송나라 후기)의 유학자 주희를 중심으로 유학에서의 선악을 살펴보았다. 

나아가 이 책에서 필자는 선과 악의 내용만이 아니라, 선과 악을 정의하는 방향에 특히 주목했으며, 가능한 주희를 현대와 연결 지으면서 오늘날에도 통용될 수 있는 선악에 대한 보편적인 사유 문법을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책의 제목 ‘악은 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주희에서 발견되는 그러한 정의 방향을 표현한 것이다,

저자는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주요 일간지에 보도된 악마화 관련 기사가 총 2,372건에 달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91년 3건, ’01년 9건, ’11년 25건, ’15년 134건, ’21년 477건, ’22년 514건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사이트 검색). 

또한 갈라치기(’22년 829건), 이분법(’22년 614건), 내로남불(’22년 5,305건)과 관련된 기사들이 급증한 것도 우리 사회의 혐오와 비인간화, 악마화의 추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훈제된 고기에서 냄새를 완전히 빼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인간은 언제든지 악에 물들 수 있고 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번 자신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악의 시선에서 선을 정의하면 악으로 규정된 존재를 제거의 대상으로 여기지만 선의 시선에서 악을 정의하면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변화의 대상으로 여기게 된다고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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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01:05 (목)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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