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분야 대표 영문학술지 RKS 6월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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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06-14 11:27본문
◇ 조선후기 유교 전문 연구자 3인의 연구특집 논문을 비롯한 총 11편의 논문 수록
◇ 특히, 조선후기 대표 실학자 중 한 명인 ‘최한기’의 기학(氣學)을 통해 19세기 조선시대 유학의 변화를 살펴본 연구 등에 관심
◇ 연구원 공식 누리집(www.aks.ac.kr) 통해 누구나 원문 무료 이용 가능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조선 후기 지적 흐름을 살펴 본 영문학술지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2023년 6월호를 발간했다고 전했다.
조선 후기 중국을 통해 유입된 서양의 지식과 과학기술은 서학으로 점차 발전하면서, 유교 중심 조선 지식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조선 지식인의 삶과 지식체계에 균열을 일으킨 동서양 문명의 충돌은 조선 후기 지식인들에게는 큰 파장으로 다가왔고 이에 대해, 19세기 조선 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적 대응을 시작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담아“19세기의 조선 유학: 도전과 대응(Joseon Confucianism in the 19th century: Challenges and Response)”이라는 특집 주제 아래, 조선 후기 유교 전문 연구자 3인의 연구성과를 수록했다.
19세기 조선, 서학에 관한 유학자들 간에 인식은 서로 동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성찰과 대응도 각기 달랐다. 그 일례로, 영남 지역 남인은 경기 지역 남인의 우호적 해석과는 매우 다른 관점에서 천주학을 바라보고 비평했다. 그 과정에서 영남 지역 유학자들은 제사 의례의 핵심이 본인이 마음으로 이치를 깨닫고 도리에 맞는 대상을 공경하는 것이며, 이치에 맞아야 신(神)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발전시켜 나갔다. 당시 서양 학문의 보급은 조선 지식인들의 삶과 그 사유체계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유학자들에게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를 반성하고 성찰하며 학문적 역량을 발전시키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서학에 대한 영남 유학자들의 인식과 지적 대응에 대해서는 가톨릭대 백민정 교수의 논문,“19세기 영남 유학자들의 서학 인식과 대응: 상제와 천주, 혼(魂)의 제사 문제를 중심으로(The Understanding of and Response to Western Learning by Confucian Scholars of the Yeongnam Region in the 19th Century: Emperor Above, Master of Heaven, and Worshiping Rites for the Spirit)”를 통해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조선 유학과 서학의 만남은 독창적인 학문의 탄생을 이끌기도 했다. 19세기 조선 유학자 최한기는 서학 중에서도 서양 과학 지식에 깊은 관심과 흥미를 느껴 새로운 학문‘기학(氣學)’을 창안했다. 최한기는 기의 운동과 작용을 세계의 본질로 이해하고, 서양 과학 지식을 활용해 우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는 만물의 본질과 원리를 밝히고자 했다. 최한기와 같은 조선의 유학자들은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양 지식 일부를 수용하고, 동서 학문의 융합을 추구하며 새로운 지식을 개척해 나갔다.
최한기의 기학을 통한 19세기 조선 유학의 변화는 이화여대 김선희 교수의 논문,“최한기의 기학: 보편학의 제안과 동서지식의 융합(Choe Hangi’s Gihak: Universal Science and the Fusion of Eastern and Western Knowledge)”에서 관찰할 수 있다.
더불어, 조선 후기 사회에서는 서구 근대성과 세계화, 그리고 식민주의 등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해, 서양 문물과 서학의 영향이 강력하게 미치는 것을 억제하기가 어려웠다. 서구 철학의 대응물이기도 했던 유교는 대중적, 사회적 영향력을 점차 잃기 시작 했고, 심지어 식민지 시기에 유교는 도덕적 자원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한국 근대 유교가 맞이한 시대적 전환 요구와 그로 인한 변화 방향은 한림대 이행훈 교수의 “한국 근대 전환기 유교의 역사적 의미론(Historical Semantics of Confucianism during the Transitional Period of Modern Korea)”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는 전통 및 전근대 한국학 연구성과를 집중적으로 발굴해 국내외 널리 소개해 왔다. 특히 이번 호는 기존 조선 유학의 전통 담론만이 아니라, 19세기에 유학이 직면한 도전과 이로 인한 변화와 대응을 탐구해 한국학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조선 변혁기의 유학을 다룬 특집 외에도 미국 내 한국 문화재 현황을 다룬 리뷰특집 “미국 현지 미술관들의 한국문화 컬렉션(Korean Collections in U.S. Museums of Art)”원고 4편과 연구논문 4편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이번 호(2023년 6월호)를 포함한 『The Review of Korean Studies』의 모든 논문 원문은 www.aks.ac.kr/rks로 접속하면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는
* 1998년 창간된 한국학 분야 영문 학술지로 연 2회 한국학 제 분야의 연구성과를 반영한 논문을 게재해 왔으며 특히 영문으로 소개되기 어려웠던 전근대 시대 및 소외 분야의 한국학 연구성과 발굴과 소개에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구논문만이 아니라 연구동향이나 특정 주제에 대한 <리뷰특집>과 고전자료의 영문 역주를 소개하는 <한국학사료> 등 다양한 학술자료를 발표해 오고 있다.
* 국내에서 발간되는 영문학술지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는 권위와 신뢰를 지닌 국내외 학술 인용 색인에 다수 등재되어 왔다.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은 물론, 국제 학술 인용 색인 중 가장 대표적이고 우수한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에 ESCI 등재지로 포함되어 왔으며, 북미지역 인문학 분야 최대 학회가 구축 운영하는 MLA International Bibliography에도 등재되어 왔다. 그리고 인문학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명성을 자랑하는 또 다른 국제 학술 인용 색인 Scopus에 2018년부터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원문이 배포되고 있다.
* 또한 본 학술지는 2020년부터 오픈액세스(Open Access) 학술지로 전환하여 학술지 수록 논문을 어느 누구나 온라인으로 그리고 국내외 어디서나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학술지식의 공공성 확립과 제고 뿐 아니라 K-Studies 확산과 공유에도 앞장서고 있다.